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죠. 동지가 지나면 낮이 점점 길어집니다. 전통 세시풍속이 많이 사라졌지만 동지에 팥죽을 먹는 풍속은 아직 꽤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알고 보면 큰 명절인 동지의 뜻, 낮 길이, 풍속, 팥죽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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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뜻
동지(冬至)는 24절기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태양이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죠. 즉, 적도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에 있을 때입니다.
양력 12/21일~22일에 들고 2024년은 12/21일(토)입니다. 옛날에는 동지를 작은설 또는 아세(亞歲)라 했어요.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본 것이죠.
중국 주나라에서는 이날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로 삼았어요. 당나라 역법서인 선명력에서는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봤어요. [역경(易經)]에서는 동짓달을 일 년의 시작으로 삼기도 했죠.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신라~고려 충선왕까지 당나라 선명력을 사용했어요. 이때까지는 동지를 설로 지낸 것으로 짐작됩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불렀어요.
동지 낮의 길이
동지에 태양은 가장 남쪽에 위치해요.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죠. 남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아요. 추위가 강해져 동지 때 북반구는 완연한 겨울이 됩니다.
태양의 고도가 낮아져 복사 에너지가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북위 37도인 서울에서 하지의 태양 복사 에너지를 100%라 한다면 동지에는 49% 정도입니다. 동지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므로 많은 나라가 축제일이나 1년의 시작일로 삼았어요. 부활의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동지와 하지의 낮 길이는 오전 오후로 약 2시간 30분씩 총 5시간 정도가 차이가 납니다.
일출/일몰/해가 떠있는 시간(낮 길이)
- 하지: 5시 11분/19시 57분/14시간 46분
- 동지: 7시 43분/17시 17분/9시간 34분
24절기 중 천문학적으로는 춘분, 하지, 추분, 동지 등 4개만 의미가 있어요. 천문학에서는 춘분점, 하지점, 추분점, 동지점 등 4개만 용어가 있고, 나머지 20개는 명칭이 없습니다.
동지 궁중 풍속
궁중에서는 원단(元旦, 설날)과 동지를 으뜸 되는 명절로 생각했어요. 동짓날 군신이 모여 회례연을 베풀었습니다. 중국에는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했어요.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지에는 달력을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단오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아울러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불렀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농사가 중요한 사회였던 만큼 24절기에 맞추어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달력이 요긴했어요. 요즘도 동지 무렵의 연말연시가 되면 새해 달력을 많이 주고받죠. 제주목에서는 귤, 유자, 귤감을 진상하고 신하들에게도 나눠줬어요. 동지가 되면 버선을 선물하기도 했어요.
동지 민간 풍속
동짓날 연못의 얼음 모양이 쟁기로 밭을 갈아놓은 것처럼 됩니다. 이것을 용갈이라고 했어요. 얼음 모양이 남북인지 동서인지 등 생긴 방향을 보고 이듬해 풍년이 들 것인지를 예상했다고 해요.
또 뱀 ‘사(蛇)’자를 써서 거꾸로 붙여 잡귀를 막기도 했어요.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고 믿기도 했죠. 동짓날 따뜻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믿었어요. 눈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여겼어요.
동짓날이 되면 백성들은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어요. 일가친척이나 이웃 간에 화합하고 어려운 일은 마음을 열고 해결했어요. 연말 불우이웃 돕기의 전통이 동짓날의 풍속에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고 했어요. 옛날 서당의 입학 날짜도 대개 동짓날이었죠. 동지부터 낮의 기운이 점점 커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학문을 깨우쳐 밝게 커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학식을 동지에 했어요.
동지 팥죽
요즘도 동지에는 동지팥죽을 많이 먹죠.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넣어 끓입니다. 단자는 새알만 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이라 불러요. 옛날에는 팥죽을 다 만들면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를 지냈어요.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었어요. 액운을 막고 집안의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는 의미였어요.
붉은팥은 옛날부터 잡귀를 쫓는 힘이 있는 것으로 믿었어요.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도 악귀를 쫓는 주술 행위의 일종이었죠. 조상들은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는 팥죽, 팥밥, 팥떡을 해서 먹는 풍습이 있었어요. 요즈음도 고사를 지낼 때에는 팥떡을 해서 지내고 있어요.
팥의 주술적 의미를 떠나 팥 자체는 건강식품임에는 틀림없어요. 팥은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고 쑤시고 아픈 단독에 효과가 있어요.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설사, 해열, 유종, 각기, 종기, 임질,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해요.
동지 종류
동지가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합니다. 이처럼 태양력인 동지에다가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의 의미를 부여했어요.
애동지
애동지는 음력 11/10일까지 드는 동지로 아기동지, 오동지라고도 부릅니다. 애동지에는 아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 팥죽을 먹지 않고 대신 팥시루떡, 시루팥떡을 해 먹었어요.
중동지
중동지는 음력 동짓달 중순(음력 11/11일~20일) 사이에 드는 동지입니다.
노동지
노동지는 음력 11/21일 이후로 드는 동지를 뜻합니다.
- 2024년 12월 21일 (음력 11월 21일) : 노동지
- 2025년 12월 22일 (음력 11월 3일) : 애동지
- 2026년 12월 22일 (음력 11월 14일) : 중동지
- 2027년 12월 22일 (음력 11월 25일) : 노동지
동지의 뜻, 낮 길이, 풍속, 팥죽에 대해 알아봤어요.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죠. 거꾸로 얘기하면동지부터 낮이 점점 길어지는 거죠. 사람들은 낮이 길어지는 부활의 의미를 크게 생각했어요. 동지를 새해로 삼거나 큰 기념일로 여겼죠. 지금은 동지의 의미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알고 보면 아주 큰 명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