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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카이브

10월의 24절기 한로 상강

by 지식웰니스3 20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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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갔죠. 이제 좀 선선해지나 했더니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가 좀 당황스럽네요. 10월에도 24 절기 중 한로와 상강이 있어요. 두 절기를 통해 10월의 절기를 살펴봅시다.

 

10월의 24절기 한로 상강

 

 

 

 

목차

     

     

     

     

    24절기

     

    24 절기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태양년을 태양의 황경에 따라 24 등분한 것입니다. 4계절을 계절별로 6 절기씩 24 절기로 자세히 나눈 것입니다.

     

     

    황경

     

    황경(黃經)이란 태양이 춘분점을 기점으로 황도를 움직인 각도예요. 황경이 0°일 때를 춘분으로 하여 15°간격으로 24 절기를 구분합니다.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략 15일 간격이죠.

     

     

    양력 날짜는 거의 같지만 음력으로는 조금씩 달라지므로 윤달을 넣어 계절과 맞추고 있어요. 24 절기는 입춘 등 홀수번째는 절(節), 우수 등 짝수번째는 중(中)이 됩니다. 4계절의 시작은 입춘/입하/입추/입동 등 4립(四立)입니다.

     

     

    황도

     

    24절기 황도 황경 (두산백과)

     

    황도(黃道)는 지구에서 봤을 때 태양이 하늘을 1년간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로로 황도 좌표계의 기준입니다.

     

    지구를 중심에 두고 가상의 선인 황도를 따라 태양이 움직인 위치를 각도로 표현한 것이 황경이죠.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죠. 지구 표면에서 황도를 일반 관측자가 알아채기는 쉽지 않아요.

     

     

    한로 뜻

     

    한로(寒露)는 24 절기 가운데 17번째 절기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입니다. 추분과 상강 사이의 절기입니다.

     

    양력 10/8~9일 무렵이고 2024년은 10/8일 (화)입니다. 태양이 황경 195도의 위치에 올 때죠. 음력 9월의 절기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지면서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예요.

     

     

    한로의 생활과 풍습

     

    고려사(高麗史)는 한로에 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어요. ‘한로는 9월의 절기이다. 초후에 기러기가 와서 머문다. 차후에 참새가 큰물에 들어가 조개가 된다. 말후에 국화꽃이 누렇게 핀다.’

     

    한로에는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해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죠. 농촌에서는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인 때입니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는 때죠.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제비 같은 여름 철새들은 따뜻한 중국 장강 이남으로 이동했어요. 안후이성~저장성 근처로 유명한 강남으로 날아갔죠. 여기서 '제비도 한로가 지나면 남쪽으로 간다.' '제비는 청명부터 한로까지다.'라는 속담이 나왔죠. 여름새가 가면서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들이 찾아오기 시작해요.

     

     

    서민들은 추어탕(鰍魚湯)을 즐겼어요.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미꾸라지가 양기를 돋우는 데 좋다고 했어요.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한 듯해요.

     

    한로 때는 국화가 제철이라 국화전, 국화주를 즐겼어요. 또 다른 제철 음식으로는 고구마, 대추, 새우, 게장, 홍합, 호박 등이 있었어요.

     

     

    한로를 기점으로 일교차가 커지며, 비가 온 다음날은 추워집니다. 농가의 속담에 '한로 상강에 겉보리 간다(파종한다)'라는 말이 있어요. 한로~상강 시절이 보리를 이모작 하기 좋은 철이라는 의미입니다.

     

     

    한로의 의미

     

    전통 농경사회에서 자연과 기후의 변화는 농사에 매우 중요했어요. 그래서 태양력을 이용한 24 절기가 활용됐죠. 음력은 윤달이 들면 한 달씩 날짜가 밀릴 수 있어요. 반면 태양력 중심인 24 절기는 계절의 추이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합니다.

     

     

    농민으로서 이것을 아는 것을 '철을 안다'라고 했죠. '철을 안다'든가 '철이 났다'는 말은 어른이 되고 성숙한 농군이 됐다는 의미로 사용했어요. 24 절기를 많이 사용했던 우리의 재래 역법은 순수한 음력이 아니라 이른바 태음태양력입니다.

     

    한로는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상강과 함께 가을 절기에 해당되죠. 세시명절의 성격보다는 기후의 변화를 읽는 절기로 유용했어요.

     

     

    상강의 뜻

     

     

    상강(霜降)은 24절기 중 하나로 태양의 황경이 210도가 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음력 9월로 말 그대로 서리(霜)가 내리는 절기예요. 양력으로는 10/23일~ 24일에 해당되죠. 2024년은 10/23일 (목)입니다. 황도 12궁 중에서는 전갈자리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상강의 생활과 풍습

     

    상강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듭니다.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져요.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얼음이 얼기도 합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입니다.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나들이를 많이 하는 계절이죠. 조선시대에는 상강에 국가의례인 둑제[纛祭]를 행하기도 했어요.

     

     

    농사는 추수가 마무리되는 때라서 겨울맞이를 시작해야 합니다. 권문해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상강에 대한 풍경이 자세히 나와요.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

     

     

    중국에서는 상강부터 입동 사이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자연의 현상을 설명했어요. 초후(初候)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는 때, 중후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는 때, 말후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속에 숨는 때라고 했어요.

     

    서리가 내릴 만큼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기 시작합니다. 반면 낮에는 매우 쾌청하고. 단풍이 절정을 이룹니다. 과거에는 상강 때 추수를 독려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농사가 발달해서 추수 시간이 빨라졌죠.

     

     

    종자용 호박, 밤, 감, 조, 수수, 고추, 깻잎 등을 수확하고, 고구마와 땅콩을 캡니다. 이모작이 가능한 남부지방에서는 보리 파종을 하기도 하죠. 농가 속담에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는 말이 있어요. 이모작을 해도 쌀이 낫다는 뜻입니다.

     

    상강 90일 전이면 7/25~26일이 됩니다. 모내기에는 매우 늦은 때지만 이모작 지역에서 상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어요.

     

     

    국화주, 국화전, 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어요. 제철 음식으로는 추어탕, 무 홍시채, 생강차, 호박죽, 햅쌀밥, 약밥, 토란, 고구마, 달걀찜, 잡곡, 은행 등이 있어요.

     

    제주도에서는 조 이삭은 상강 넘으면 더 안 여문다(서리 내리기 전에 빨리 베라), 상강이 지나면 바닷고기에 알이 박힌다(맛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어요. 이처럼 월동준비로 매우 바쁜 시기예요.

     

    조선시대에는 군령권을 상징하는 군기(軍旗)인 둑(纛) 앞에서 상강 때 제사를 지내기도 했어요. 이를 둑제(纛祭)라고 합니다.

     

     


    한로와 상강은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절기입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추수가 끝납니다. 국화주, 국화전, 추어탕을 즐겨 먹었습니다. 옛날 절기도 떠올리면서 즐거운 10월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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