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3월은 봄이 성큼 다가오는 달이죠. 3월에 오는 24 절기는 경칩과 춘분입니다. 경칩에는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춘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진다고 하지요. 봄의 길목에 있는 경칩, 춘분의 뜻, 날짜, 풍속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춘분의 의미는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목차
경칩 뜻 날짜
1) 경칩 뜻
경칩(驚蟄)은 24절기 중 입춘, 우수에 이은 세 번째 절기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져 초목에서 싹이 트고 뱀, 개구리 등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린다고 이런 이름이 생겨났지요.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려 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입니다.
한자가 좀 어렵긴 한데 뜻은 이렇습니다.
- 경(驚): 1. 놀라다 2. 두려워하다 3. 놀라게 하다
- 칩(蟄): 1. 동면하다 2. 겨울잠을 자다
즉, 경칩(驚蟄)은 동면하던 만물을 놀라게 한다 (깨운다)는 뜻이죠.
열 계(啓)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 부르기도 했어요. 동면하던 만물을 연다 (깨운다)라는 뜻으로 경칩과 비슷하죠.
옛날 사람들은 이 무렵에 천둥번개가 자주 울린다고 느꼈어요. 땅속에 있던 개구리나 뱀, 벌레들이 그 소리에 깜짝 놀라서 튀어나온다고 생각했지요.
[성종실록]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했어요. 우수와 함께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2) 경칩 날짜
경칩은 양력으로는 3/5일 또는 3/6일입니다. 2025년 경칩은 3/5일 수요일입니다. 보통 바로 전 절기인 우수와 함께 묶어서 우수와 경칩이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동지가 지나고 74일째 되는 날이지요.
경칩 풍속
우수와 함께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하여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됩니다.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하지요.
이 무렵 개구리들이 고인 물에 알을 낳는데, 이 알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경칩날 개구리 알을 건져 먹었다고 해요.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어요.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했습니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했어요.
또한 고로쇠나무를 베어 그 수액을 마시기도 했어요.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요. 전남 순천의 송광사나 선암사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이 유명했어요. 냉이, 달래, 쑥 등을 먹으면서 칼슘, 비타민, 섬유질을 보충하기도 했어요.
춘분 뜻 날짜
1) 춘분 뜻
춘분(春分)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죠. 경칩(驚蟄)~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예요. 춘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져요.
흔히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춘분에 낮이 약 8분 정도 더 길다고 해요. 낮과 밤이 같은 날은 춘분보다 며칠 전이라고 합니다. 춘분 즈음부터 하루 중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길어집니다.
2) 춘분 날짜
춘분은 양력으로는 3/20일~3/21일경에 듭니다. 음력으로는 2월 무렵이지요. 2025년 춘분은 3/20일 목요일입니다.
춘분의 의미
춘분은 24절기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요. 춘분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좀 어려운 이야기지만 황도부터 간단하게 알아봅시다.
1) 황도
황도(黃道) 란 태양의 둘레를 도는 지구의 궤도가 천구에 투영된 궤도입니다. 쉽게 말해서 지구에서 봤을 때 1년간 태양이 하늘을 움직인 길입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임을 연결하면 360도인 원이 됩니다.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을 1년에 1바퀴 돌기 때문에 지구의 공전 궤도면과 일치하죠.
여기서 천구(天球)란 지구를 둘러싼 거리가 무한대인 가상의 구를 말합니다. 지구에서 보는 별까지의 거리는 다 다르지만 시각적으로 같은 평면에 있는 듯 보이므로 만들어낸 개념이지요.
2) 황경(黃經)
황경은 황도를 나타내는 좌표의 경도를 말합니다. 천구의 적도면에 대하여 황도는 약 23도 27분 기울어져 있어요.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두 점을 각각 춘분점, 추분점이라 합니다. 춘분점을 기점인 0도로 하여 황도를 따라서 동쪽으로 돌아 0도에서 360도까지 잽니다.
3) 24절기
24 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인 황도를 따라 1년을 24개의 절기로 나눈 것입니다. 각 절기를 각도로 설명하면 360도를 24로 나누면 절기마다 15도씩 각도가 달라집니다.
춘분의 태양의 황경을 0도로 잡을 때 시계 반대방향으로 15도씩 움직이며 절기가 달라집니다. 황경이 90도가 되면 하지, 180도가 추분, 270도가 동지입니다.
춘분 풍속
1) 우리나라
춘분이 되면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비슷해지면서 본격적인 봄을 맞이합니다. 춘분을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었어요.
춘분의 날씨를 보아 그 해 농사의 풍작을 점치기도 했어요. [증보산림경제]에 의하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고, 날이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어요.
해가 뜰 때 정동 방향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든다고 했어요.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또 이날 동풍이 불면 보리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하다고 했어요.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물이 많고 오월 뒤에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생각했어요.
2) 해외의 춘분
일본에서는 춘분과 추분을 공휴일이라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춘분 이후 15일을 5일씩 나누어 초후, 차후, 말후로 구분했어요. 초후는 제비 등 검은 새가 오는 때, 차후는 봄비와 천둥이 치는 시기, 말후는 번개가 치는 시기로 구별한다고 합니다.
태양력인 페르시아력을 쓰는 이란은 춘분을 새해 첫날로 하고 정부의 회계연도도 춘분에 시작된다고 해요. 이란을 포함해 쿠르드,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 등 페르시아 문화권에서는 노루즈(Nowruz)라고 하여 페르시아력의 새해로 보는 날이라고 하네요. 투르크 문화권에서 대표적인 축제라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대체로 춘분 이후를 봄으로 보며, 기독교에서는 부활절 계산의 기준점이 되는 중요한 날입니다.
경칩, 춘분의 뜻, 날짜, 풍속에 대해 알아봤어요. 춘분의 의미도 알아봤지요. 3월에 드는 24 절기인 경칩과 춘분은 본격적인 봄을 알립니다. 경칩에는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요. 춘분을 새해로 보는 나라들도 있고 봄의 시작으로 보거나 공휴일인 나라도 있죠. 새로운 시작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으로 삼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