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갑자란 천간과 지지를 순서대로 조합하여 만든 60개의 간지입니다. 육갑, 육십간지라고도 합니다. 해마다 간지를 써서 그 해의 이름을 붙입니다. 2024년은 갑진년이죠. 환갑이라는 말도 육십갑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육십갑자 뜻, 역사, 육십갑자표, 계산법, 사용, 에피소드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목차
육십갑자 뜻
육십갑자 (六十甲子)란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를 순서대로 조합하여 만든 60개의 간지(干支)입니다. 줄여서 육갑이라고도 하고, 육십간지(六十干支)라고도 합니다. 해마다 간지를 써서 그 해의 이름을 붙이는데 주로 씁니다.
- 10간: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 계(癸)
- 12지: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 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
갑자(甲子)부터 계해(癸亥)까지 총 60개의 간지가 있어 60갑자라 부릅니다. 한국 나이로 61세가 되면 60간지가 한 바퀴를 돌아서 태어난 해의 간지로 다시 돌아옵니다. 61세를 환갑(還甲) 혹은 회갑(回甲)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육십갑자 역사
간지가 사용된 역사는 매우 오래 전인 듯합니다. 중국 상(商)나라 (BC 1766~1123년)의 역대 왕의 이름은 태갑(太甲)·옥정(沃丁)·천을(天乙) 등 10간의 글자로 된 이름이 많아요. 이 시대에 이미 간지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죠. 60간지는 원래 날짜를 세기 위하여 썼을 것으로 보여요. 60이라는 주기는 두 달쯤에 해당하는 적당한 주기입니다.
또 십간십이지는 중국의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과 결합하여 만물의 길흉을 판단하는 데 쓰였어요. 즉 사람의 성질과 운세(運勢)를 점치기도 하고, 나날의 길흉과 방위의 선택 등을 살펴보기도 했어요.
십이지 동물의 성격을 따라 범띠는 성질이 거칠고, 소띠는 느긋하다고 했습니다. 또 병오생(丙午生)인 여성은, 오행설에 의하면 병(丙)은 화(火)이고 오(午)도 화이므로 화(불)에 화가 겹쳤다고 했어요. 이런 띠의 여성은 성격이 거칠어서 남편을 짓밟는다는 속신(俗信)이 있었지만 모두 미신이죠.
간지를 나날에 하나씩 배당한 것을 일진(日辰), 다달에 하나씩 배당한 것을 월건(月建), 해마다 하나씩 배당한 것을 태세(太歲)라고 합니다.
육십갑자표
육십갑자를 결합하는 방법은 처음에 10간의 첫째인 갑과 12지의 첫째인 자를 (세로로) 붙여서 갑자를 얻어요. 다음에 그 둘째인 을과 축을 결합하여 을축을 얻습니다. 이와 같이 순서에 따라 하나씩의 간지를 구해 나가 10번째로 계유까지 얻어요.
- 천간 (10):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 지지 (12):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여기까지 오면 10간은 한 번씩 썼고 12지는 술, 해가 남았죠. 10간은 갑으로 돌아가 갑술, 을해, 병자, 정축순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순서대로 10간과 120지를 결합해서 60번째인 계해까지 가는 것이죠. 60개의 간지를 얻은 후, 다시 갑자로 되돌아와 똑같은 순서로 반복됩니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간에 6개의 지가 배당되는 셈이죠.
60개의 간지는 아래 그림의 60갑자표와 같습니다.
육십갑자 계산법
1444년 (세종 26년)에 조선 실정에 맞는 역법인 칠정산을 편찬했어요. 이를 60갑자의 기준 원년인 갑자년으로 삼아 육십갑자를 기년법으로 사용했어요. 기준연도인 1444년의 끝자리 숫자 4의 시작점을 '갑'과 '자'로 하고, 이후 돌아오는 천간과 지지 글자 순서대로 연도 끝자리 숫자를 매겨줍니다.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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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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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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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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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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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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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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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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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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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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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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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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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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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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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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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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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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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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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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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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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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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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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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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지지 | 신(申) | 유(酉) | 술(戌) | 해(亥) | 자(子) | 축(丑) | 인(寅) | 묘(卯) | 진(辰) | 사(巳) | 오(午) | 미(未) |
위 표에 따라서 연도를 가지고 60갑자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60갑자 계산법은 천간의 경우 10으로 나누기 때문에 연도의 끝자리수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지지는 연도를 12로 나눈 나머지 값으로 보면 됩니다. '임진'왜란은 임진년에 일어나서 붙은 이름이죠. 우선 천간은 1592년의 끝자리 숫자인 2에 해당하는 임입니다. 지지는 1592를 12로 나눈 나머지 값이 8이므로 진이 됩니다. 따라서 1592년이 임진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내년인 2025년의 간지를 한 번 계산해 볼까요.
천간은 끝자리가 5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을(乙)이 됩니다. 지지는 2025를 12로 나누면 168.75입니다. (2025 ÷ 12 = 168.75). 즉 12지가 168회 있어서 2016이 됩니다. (168 × 12 = 2016). 여기서 2025에서 2016을 빼면 12지지의 나머지는 9가 됩니다. 그래서 2025 = (168 × 12) + 9로 구분할 수 있죠. 나머지가 9 = 사(巳)가 되어 을사년 (乙巳年)이 됩니다.
기미독립운동이 있었던 1919년 역시, 같은 원리로 1919=191×10+9=159×12+11 이므로 나머지가 각각 9와 11이죠. 위의 표를 이용하면 각각 기와 미에 해당하여 1919년은 기미년임을 알 수 있어요.
육십갑자 사용
1444년, 조선 세종 때 조선의 역법인 칠정산을 편찬했어요. 이때를 원년인 갑자년으로 삼아 육십갑자를 연도를 계산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후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는데 활용했죠. 1895년 을미개혁 때 양력을 채택할 때까지 사용됩니다. 민간에서는 그 이후로도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족보를 보면 어떤 사람이 언제 태어나고 죽은 연도가 육십갑자로만 표시해 둔 것이 많아요.
옛날에는 해, 날짜, 시간에도 갑자 단위를 이용했어요. 역사적 사건 중에는 그 사건이 일어난 해의 갑자를 앞에 붙일 때가 많죠. 갑자사화, 임진왜란, 병인양요, 을사늑약 등 굉장히 많아요.
육십갑자 에피소드
무협지 1갑자
한때 갑자는 무협지 용어로 많이 쓰였어요. 무려 60년간 무공을 쌓은 고수를 나타내는 말로 1갑자라는 표현이 쓰였죠. 무협지가 원래 허풍이 심하긴 60년을 연공한 내공인 공력 1갑자는 대단한 상상력이죠.
육갑하다
'육갑하다'는 경망스러운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말입니다. 육갑을 떤다라고도 하는데 육갑하다 (한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사주팔자를 봐주는 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죠. 어리숙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날짜 계산을 하다 곧잘 틀리는 모습에 빗대었다는 설도 있어요.
삼천갑자 동방삭
동방삭 (東方朔, BC 154 ~ BC 93)은 중국 전한 무제 때의 인물로 전설로도 유명합니다. 동양권에서 불로불사의 대명사로 통해요. 한 무제에게 바쳐진 서왕모의 선도 복숭아를 전부 먹어버리면서 절대로 안 죽는 인간이 됐다고 해요. 삼천갑자를 살았다고 하는데 1갑자가 60년이니 무려 18만 년을 살았다는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육십갑자 뜻, 역사, 육십갑자표, 계산법, 사용, 에피소드에 대해 알아봤어요. 육십갑자란 천간과 지지로 조합한 60개의 간지입니다. 육십갑자는 그 해의 이름이나 환갑 등 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쓰이고 있죠. 육십갑자를 계산하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간단하게 자신이 태어난 해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의 간지를 알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