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 좋을 때면 괜히 커피 한 잔 들고 바깥바람 쐬고 싶지 않으세요? 그래서 창문을 열고, 슬쩍 한 발 내딛죠.
그런데 말이에요, 문 열고 나간 그곳이 과연 베란다일까요? 발코니일까요? 테라스일까요? 왠지 다 비슷해 보여서 막 헷갈리죠. 평소 쉽게 지나치는 외부 공간들인 베란다, 발코니, 테라스의 뜻과 차이, 역사, 공간이 주는 매력을 함께 알아봅시다.
목차
베란다 발코니 테라스 뜻: 뭐가 다를까?
1. 베란다: 실내와 연결된 반실외 공간
베란다는 우리 집에서 가장 익숙한 공간 중 하나입니다. 흔히 아파트 거실 창을 열면 나오는 그 공간.
- 건물 안에 포함된 구조로 지붕이 있고, 3면이 막혀 있어 바깥과 연결되지만 실내처럼 사용됩니다.
- 주로 빨래를 널거나, 화분을 두거나, 작은 창고처럼 활용됩니다.
- ‘전용면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용성은 최고죠.
2. 발코니: 외부에 튀어나온 작은 무대
발코니는 건물 외벽에 툭 튀어나온 구조로, 지붕이 없는 경우가 많고 외부와 바로 닿아 있는 공간입니다.
- 주로 유럽식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죠.
- 작은 난간과 바닥 공간만 있는 경우가 많아 의자 한두 개 놓고 커피 한잔 하기 딱 좋은 분위기입니다.
- 아파트에서는 안전상 크게 튀어나오지 않는 구조로 만들기도 합니다.
3. 테라스: 마당처럼 넓고 열린 공간
테라스는 가장 자유로운 느낌의 공간입니다.
- 지상층이나 옥상 등에 만들어지는 넓고 평평한 외부 공간입니다.
- 지붕이 없는 경우가 많아 햇살 가득, 하늘이 보이는 오픈된 공간이죠.
- 바비큐, 야외 식사, 홈카페, 작은 정원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인테리어 마니아들에게 인기입니다.
각각의 어원
1. 베란다 (Veranda)
- 어원: 포르투갈어 ‘varanda’, 뜻은 ‘난간이 딸린 외부 회랑(회랑형 통로)’
- 영어로 넘어가면서 ‘veranda’가 되었고, 영국 식민지 시절 인도에서 건축 양식으로 사용되며 보급됨
- 이후 전 세계로 퍼졌고, 한국 아파트 구조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2. 발코니 (Balcony)
- 어원: 이탈리아어 ‘balcone’, 뜻은 ‘기둥 위에 튀어나온 구조물’
- 더 오래된 어원은 게르만어 ‘balko’(들보, 보)에서 유래
- 말 그대로 건물 외벽에 튀어나온 작은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 중세 유럽부터 널리 쓰인 표현입니다.
3. 테라스 (Terrace)
- 어원: 라틴어 ‘terra’(땅)에서 유래, 불어 ‘terrasse’를 거쳐 영어 ‘terrace’가 됨
- 처음에는 계단식 논이나 밭의 단(段)을 의미했어요.
- 이후 ‘지면 위에 평평하게 조성된 야외 공간’이라는 뜻으로 발전
- 정원, 휴식 공간, 카페 앞 마당 등을 의미하게 되었죠.
베란다, 발코니, 테라스의 역사
건축의 틈새에서 태어난 생활 공간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세 공간의 기원과 공통점
‘틈과 여백’에서 시작된 공간들
베란다, 발코니, 테라스는 처음부터 필수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 주거공간에 채광, 환기, 조망, 휴식을 더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백의 공간들이죠.
- 자연과의 연결, 사회적 소통, 사적 여유를 위한 작은 다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이름과 형태는 달라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틈새 공간이라는 점은 공통입니다.
공간별 역사 이야기
1. 베란다의 역사: 인도에서 유럽을 거쳐 한국까지
- ‘Veranda’라는 단어는 포르투갈어 ‘varanda(바란다)’에서 유래했어요. 뜻은 ‘난간 있는 외부 갤러리’.
- 하지만 실제 공간 개념은 인도에서 시작됐습니다. 더운 날씨 때문에 건물 외곽에 지붕이 있는 통로 형태의 공간이 필요했죠.
- 영국 식민지 시절, 인도의 베란다 문화가 유럽 건축에 수입되며 전파되었고,
- 이후 아시아권 도시형 주거(특히 아파트)의 표준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 한국에선 1960~70년대 아파트 건축 붐과 함께 본격적으로 보급되었죠.
2. 발코니의 역사: 고대 로마의 감성과 중세 유럽의 낭만
- 발코니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존재했습니다.
- 극장 구조물에 만들어진 귀빈석 형태의 발코니가 시초였죠.
- 중세 유럽에선 귀족과 부유한 시민들의 주택에 아치형 석조 발코니가 등장.
- 르네상스 시대에는 예술적 건축 요소로 발전하여
-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프랑스의 파리,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등에서 난간 장식과 철제 패턴이 들어간 아름다운 발코니가 유행했습니다.
-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장면도 이 낭만적 문화를 상징하죠.
3. 테라스의 역사: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근대의 여유
- 테라스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이미 사용되던 구조입니다.
- 도시가 언덕에 지어졌기 때문에, 지형에 따라 계단식 평지(테라스)를 만들며 활용했어요.
- 로마 시대 주택(도무스)에선 테라스를 정원 공간, 연회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 중세 이후에도 유럽 귀족의 성이나 대저택에선 정원을 내려다보는 테라스가 필수였고,
- 근대 도시화 이후에는 옥상이나 지상에 넓은 외부공간으로 다시 부활합니다.
- 최근에는 도시형 전원생활 트렌드와 맞물려 루프탑 테라스, 하늘정원 형태로 인기입니다.
시대별 변화와 현재의 모습
1. 베란다: 실용에서 감성으로
- 과거: 빨래 널고 김치 냉장고 두는 실용 공간
- 현재: 미니 정원, 반려동물 공간, 홈카페로 재탄생
- 미래: 자동화된 스마트 베란다로 진화 가능 (온도 조절, 식물 관리 등)
2. 발코니: 장식에서 휴식으로
- 과거: 외관을 꾸미는 건축 미적 요소
- 현재: 감성 가득한 1인 힐링 공간, 플랜테리어 인기
- 미래: 도심 속 미니 휴식 공간으로 개인화된 활용도 증가
3. 테라스: 귀족의 전유물에서 모두의 공간으로
- 과거: 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었던 넓은 외부 공간
- 현재: 빌라, 타운하우스, 아파트 옥상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
- 미래: 지속가능한 도시 정원, 태양광 활용 공간으로 확장 가능
공간별 꾸미기 아이디어 3가지씩
1. 베란다 꾸미기 아이디어
- 플랜테리어 정원: 화분 진열장과 식물 조합으로 도시 속 작은 정원 만들기.
- 홈카페 코너: 벤치형 수납장과 커피 테이블로 아늑한 카페 분위기 연출.
- 미니 창고: 선반과 수납함을 이용해 계절 옷, 청소도구 등을 깔끔히 보관.
2. 발코니 꾸미기 아이디어
- 1인 커피 스팟: 접이식 테이블과 야외용 쿠션 의자 하나면 충분한 휴식 공간.
- 조명 인테리어: 미니 전구나 태양광 조명으로 밤에도 로맨틱하게.
- 아로마 가든: 허브 화분을 두어 향긋한 아로마 분위기 연출.
3. 테라스 꾸미기 아이디어
- 야외 다이닝 공간: 큰 테이블과 의자, 조명으로 완성하는 저녁 식사 공간.
- 바비큐 존: 미니 그릴과 바 카운터로 주말 홈파티 준비 완료.
- 데이베드 코너: 해먹이나 야외용 침대와 쿠션으로 낮잠용 럭셔리 스팟 만들기.
베란다, 발코니, 테라스의 뜻과 차이, 역사, 공간이 주는 매력을 알아봤어요. 대충 지나쳤던 공간들이 각각 멋진 이름과 역할을 가진 소중한 곳들이란 걸 알게 되는군요. 비 오는 날 조용히 앉아 창밖을 보는 베란다, 햇살 아래 꽃 화분이 가득한 발코니,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를 열 수 있는 테라스까지. 창문 너머 그 공간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일상이 좀 더 여유로워지면 참 좋겠네요.